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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이가 시를 썼다. 붕붕이가 시를 썼다. 아이를 낳아 기른지 10년만에 보는 아이의 첫 시. 웃기면서 눈물겹다. 추운 날 - 차수겸- 추운 날 혼자서 대문 앞에 있으면요 지나가던 아저씨가 엄마가 가출했니? 코트 멋있구나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엄마, 아빠가 거지여서 나와있니? 지나가던 채원이가 뜬금없이 야, 나랑 팽이교체하자 대문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내 마음 알지도 못하고 팽, 팽, 팽 돌고 싶은 팽이가 내 주머니 속에서 친구를 동, 동 기다리는 줄 모르고... 2011. 4. 25.
2011.04.09~10 강화도 펜션 놀고 먹고. 차붕붕. 요생키, 좋겠다. 딸만 득시글한 모임에 너혼자 청일점이구나. 나중에 생각하면 저 때를 너무 그리워하게 될거야. 그럴거야. 아빠, 아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습니까? 전, 지금입니다. 나와 피를 나눌 남자가 없다는 건 외로운 거구나.jpg "아들, 엄마는 아들밖에 없어. 아들" "창작활동 하는데 귀찮게 하지 마시죠. 어머니" "그래? 네 잘난 픽처좀 보자꾸나." "엄마, 완전 감동이지?" "카메라가 아꿉다. 이놈아." 강화도 전등사 앞. 점집. 분위기만으로 놓고 봤을 땐, 자기운명부터 좀 손보셔야 할 듯. 봄볕이 살짝 따가우나 바람은 향긋하기 서울역에 그지 없구나. 이거 한바꾸 돌리면 경전 한권 뗀 듯한 도가 쌓인다고 함. 20바퀴 돌렸슴. 나 바라밀다심경 20권 읽은 남자 됨. 우훗~ 아들아, .. 2011. 4. 15.
처음으로 해본 떼캠핑 평택하나농원(2011.03.11~13) 떼캠핑. 마눌신께옵서 가라사대 "내가 네 캠핑 따라가는 것은 내 휴식을 원키 때문이니라"하시니 되도록 가족과 오붓한 캠핑을 모토로 삼았더랬다. 버뜨, 비유띠, 그러나 30년 된 국민학교 친구 놈의 동반캠핑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으니 부인 한 번만 봐주시옵소서..... 아들놈 요구르트를 바치겠나이다... 아빠, 내 야쿠르트는 안돼. 오늘의 베이스캠프. 타프+스크린 조합. 무지하게 땡긴다. 우리 바로 밑에 보이는 누군가의 랜드스테이션. 아, 이놈도 너무 예쁘구나. 지름신은 봄과 같이 온다. 옹기종기 구성한 사이트. 3일 열심히 즐겨보자꾸나. 공동 취사장으로 세팅된 타프 안. 리빙쉘이 커피라면 타프 스크린 안은 티오피야~ 으아, 멈추지 않는 지름신. 시크한 아가씨 앞에 슬러시 소주는 설정샷. 물론 어린이가 음.. 2011. 4. 13.
아들아. 캠핑을 하게 된 이유는 다른게 아니었다. 아이에게 군중의 삶만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르게 보는 법, 찰나의 소중함. 내가 놓친 것들을 아이에게 놓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세계사를 통해 문명의 비극을 보이기 전에 절대자 앞에서 무릎꿇기 전에 외롭더라도 피하지 않는 당당한 아이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수없이 가지를 쳐 갈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길 바랬다. 설사, 잠시 두 손을 놓고 한눈을 팔지라도 삶의 벽에서 좌절하지 않기를 바랬다. 변화가 없는 고요한 정원 같은 게 아니라 요동을 치더라도 치열할 수 있는 삶. 관용과 타협을 구별하는 삶 인생의 파도를 극복하는 힘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빠는.... 너의 꿈을 다 만들어 주기도 전에 캠핑장비 지름신 때문에 5년간 살뜰히 모아둔 .. 2011. 3. 22.
봄마실 갑시다. 금동산야로 다녀온 밤마실. 도덕경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敝則新 少則得 多則惑 是以聖人 抱一爲天下式 즉, 휘어야 펼 수 있고, 굽어야 설 수 있고, 오목해야 채울 수 있고, 낡아야 새로워질 수 있으며, 적어야 얻을 수 있고, 많으면 현혹될 뿐이니 성인은 이와같은 이치들을 하나로 엮어서 천하를 이해하느니라. 캠핑을 다니면서 이 말이 꼭 들어맞는 거 같아 한참을 중얼거리고 다녔다. 폴대는 휘어야 텐트를 칠 수 있고, 테이블은 굽어야 설 수 있으며, 코펠은 오목해야 채울 수 있고, 장비는 낡아야 개비할 수 있으며, 짐이 적어야 지를 수 있지만, 장비가 많아봤자 현혹될 뿐이니 캠퍼는 이와 같은 이치를 하나로 엮어야 진정한 캠퍼가 되느니라.... 히말라야 원정까지 다녀오신 뼛속까지 백패커들을 오토캠핑에 초대했던 건.. 2011. 3. 17.
똥기저귀의 저주 내 이름은 강채희. 나이키아빠 둘째 딸이지. 껄삼촌이 이번 여름에 휘팍에 놀러가자고 해서 말이야. 따라가기로 했어. 휘팍에는 껄삼촌네 친가에서 투기를 목적으로 사놓은 세토막난 집이 하나 있어. 고등어냐고? 아니야. 집값이야. 잠깐. 다음 동계올림픽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뭐.... 삼촌 눔물 좀 닦아주고. 아, 아무튼 여름 성수기에 돈 안들고 좋지 뭐. 내 소개부터 할게. 난, 강채희. 22개월 중 최고 신동이야. 완전신동났어요.JPG 우리는 휘팍으로 여행을 떠났어. 그래서 놀러가기로 했는데 말이야..... 사건이 터져버렸어. 신나게 놀고 있던 와중에.... 내 소중한 똥기저귀가 사라져 버린거야. 내 완전 소중한 똥기저귀가... 와나, 어떤 생퀴냐고요!! 누가 내 똥기저귀 가져갔냐고요? 채희야 언니는 아니.. 2011. 3. 11.
세상은 부조리 1. 지금도 마찬가지다. 스무 살, 순수이성비판을 처음 읽었을 때 번역이 개판인 문제도 있었지만 정말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두달 반 걸려서 두 번 완독했는데도 이건 내가 책을 읽는건지 활자를 훑는 건지 분간이 안갔지. 근데 미팅 나가서는 "순수이성비판은 2판본은 개악이라고 말했던 헤겔 말이 진리예요"라고 개 허세를 떨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쪽팔리지. 도구의 인간이라고 육욕의 도구로 철학을, 그것도 칸트를 들이미는 내 수준은 생각하면 지금도 낮짝이 화끈거린다. 근데 이게 또 은근히 먹혔어요. 형이상학을 무기로 허리하학의 욕망을 관철시키는 나도 가관이었지만 그거에 또 홀딱 넘어가는 세상도 부조리하긴 마찬가지였던 거라. 돈으로 치자면 한 2천원짜리 수준의 논쟁이었지. 대신, 돌베게.. 2011. 2. 14.
2011.01 아트인아일랜드 스키캠핑 아이는 부쩍 게임만들기에 빠져 있다. 얼마전엔 '똥말잇기'를 만들어 아빠 꿀밤을 꽤나 맞았더랬다. '똥말잇기'의 룰은 간단하다. 똥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주루룩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인데 똥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못내면 진다. 대개의 패턴은 이런식이다. 똥물-똥싸개-똥간-똥냄새-똥돼지-똥통-똥오줌-똥방귀.... 최근에는 '외계어잇기'를 개발했는 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외계어잇기는 무조건 명사가 나오면 진다. 예를 들면 꿸꾤샬쉐-뀽쿙숑솨-쁄뼐뾸똥 하면 명사 '똥'이 들어갔으니 진거다. 이게 은근히 생각보다 어렵다. 꿀, 똥, 삥, 핑, 이런 단어들이 의례 걸리기 마련. 겨울날 집구석에서 바보들의 끝말잇기를 한심하게 지켜보던 마눌신이 지겨워질 때 쯤. 또 떠났다. 이번엔 강 남쪽으로... 동쪽으로... 봉평 .. 2011. 1. 24.
재능을 거지같이 썼다.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딴지에서 윤성호의 '우익청년 윤성호'를 봤을 때 이거다 싶었고 잊혀졌을 때쯤 "은하해방전선"을 봤다. (http://titop.co.kr/2689968 참조) 의도를 하건 하지 않았건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 방식에 매료되었고 기대를 했다. 니미. 타고난 재능을 '인디시트콤'이란 장르로 말아먹고 있더군.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재기 넘치는 대사는 윤성호가 갖고 있는 큰 자산이다. 심형래가 갖고 있는 슬랩스틱의 수준을 윤성호는 말로 갖고 있다. 근데 어쩜 영화 만드는 것까지 심형래 수준으로 닮았나 몰라. 솔까, 구하라 안만들어도 섹스할 수 있잖아. 그거 말고 진짜 쌈박한 거 만들 수 있음에도 자꾸 지지부진한 윤성호가 아깝다. 시스템 탓인지, 펀딩 탓인지, 섹스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제 좀 알려져서 쉽게 섹스할 수.. 201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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