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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여행의 딴생각

2011.01 아트인아일랜드 스키캠핑


아이는 부쩍 게임만들기에 빠져 있다.
얼마전엔 '똥말잇기'를 만들어 아빠 꿀밤을 꽤나 맞았더랬다.
'똥말잇기'의 룰은 간단하다. 똥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주루룩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인데 똥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못내면 진다. 대개의 패턴은 이런식이다. 똥물-똥싸개-똥간-똥냄새-똥돼지-똥통-똥오줌-똥방귀....

최근에는 '외계어잇기'를 개발했는 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외계어잇기는 무조건 명사가 나오면 진다.
예를 들면 꿸꾤샬쉐-뀽쿙숑솨-쁄뼐뾸똥 하면 명사 '똥'이 들어갔으니 진거다.

이게 은근히 생각보다 어렵다. 꿀, 똥, 삥, 핑, 이런 단어들이 의례 걸리기 마련.

겨울날 집구석에서 바보들의 끝말잇기를 한심하게 지켜보던 마눌신이 지겨워질 때 쯤. 또 떠났다.

이번엔 강 남쪽으로... 동쪽으로... 봉평 근처에 있는 아트인 아일랜드를 다녀왔다.


홈페이지만큼이나 아름다웠던 아트인아일랜드.



민주적인 사회구현과 인민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뭘 좀 마이 메이야돼."



먹자. 이건 닭죽도 아니고 삼계탕도 아니여.

허브솔트맛 닭죽비스무리




아들, 맛은 어떠냐?



곤란한 질문은 삼가해 주시죠. 쉐프.



대충 물건 정리도 끝났겠다....



텐트는 뭐, 이정도면 자세가 나오도록 쳤으니 가자!!

휘팍으로!!





사람도 별로 붐비지 않는 스키장.
줄 설 필요없이 곤돌라 탑승.

설질은 나가노급. 날씨는 오랜만에 풀린 상황.

아들, 제일 높은 곳에서 활강 해보는 거다.



그래도 올라오면서 보니 꽤나 많은 초짜들이 자빠져 있구나.

좌우앞뒤 잘 보면서 타는게 선수다.




중급도전 기념샷부터 한방 찍자꾸나.




엄마랑도 한번 찍자.
당췌 사진찍기를 싫어하는 마눌신이 오랜만에 안면 노출



어느덧 느물느물 해는 기울고...



저녁 먹자마자 골아떨어진 녀석.

오른쪽에도 마찬가지로 설것이 남겨두고 골아떨어진.....

잊지않겠다!!





도시에서는 이런 하늘을 볼 수 없다.

볼 수 없다기 보다 하늘을 볼 여유가 없다는 표현이 맞겠지...



다들 나름의 여유를 가지고 내일을 맞이한다.



아트인아일랜드는 나무랄 데 없는 캠핑장이다.
세면대도 가깝고 개수대도 가깝고 깨끗하며 무엇보다 온수가 '막힘없이 6차선으로 콸콸콸'이다.

다만 화장실과 샤워장은 저 다리를 건너가야하는 아픔이....

아이는 밤에 저 300m의 눈길을 포기하고 두 번
강가쪽으로 걸어갔다.

송어들 미안. 약한 암모니아 냄새는 내자식 소행이다.



다음날 아침.

일정이 좀 빡빡하다.




간만에 보드 좀 탄 아빠의 체력은 저 부러진 솔가지 꼴인데 걱정이구나. 샹.



아빠, 나 늦잠잤어?

응. 옷 입어라.



빛의 속도로 옷을 입은 아이는...



빨리 출발하자며 재촉한다.




멍멍이 밥도 줘야한단 말이야!!




아, 늦었는데 멍멍이들 밥은 먹었나?

자기 코를 한번 빨아먹으며 멍멍이 고민을 하고 있는 녀석.



애가 크면서 왜 고슴도치가 지 새끼를 그리 이뻐하는지 절절하게 알게 된다.





냄새맡고 잽싸게 날라온 멍멍이 엄마.




아침에 먹고 남은 어묵을 종이컵에 담아왔다.




똥물도 파도순이라, 먼저 엄마 멍멍이 한 입.



얌마, 줄을 서시오 줄을...





다음은 새끼 멍멍이들 차례.




아빠, 이걸로 얘들 배가 찰까?

얌마, 그건 간식이지. 밥은 이미 다들 먹었다.




이런 시츄에이션을 전문용어로 개판이라고 한다.





멍멍아, 넌 도대체 몇마리나 낳은거냐?

멍멍...

그래도 7마리는 좀 너무한거 아니야?

멍멍...




왼쪽부터 순서대로 일순이, 이순이, 삼식이, 사가지.

물론, 믿으면 골룸.




아빠몫의 어묵까지 빼앗아 멍멍이를 주니 너는 좋으냐?





니가 좋으니 애비는 됐다.




멍멍아, 너는 아저씨 마음 알지?

멍멍...



완전 차흡족군이 되어서 돌아가는 녀석.




아저씨, 애들 교육 잘시키셨네요.

응, 아빠 어묵 갖고 멍멍이 줬으니 교육 잘시켰지...

아저씨는 근데 이미 비만....

닥쳐!!


엉엉. 살찐게 무슨 죄라고...





아빠, 사진 좀 찍어줘.

찰칵.





돌아오는 길, 샤워장 갔던 엄마와 조우.



얌마, 너 근데 온 몸에 뭐 뭍힌거야?

.......

멍멍이 흙 뭍은건 지옥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이 되었다.

"씻어!!"




멍멍이들 만진 손 씻고....




다음 찾아간 곳은 평창 송어 축제장.



일단 낚시 전에 이름마저 익사이팅한 스노우레프팅  한 번 타고 시작하자.


초박력 트렉터가 아이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다.



출발전 완전 두근두근.




트랙터의 감동적인 기동.

뭐, 어른은 전혀 재미없을 듯.





아이가 터건 말건 군밤에 혼을 빼앗겨버린 마눌신은 연신 딴짓.





그 다음은 본격 송어낚시다.

도....도......도......도....도...도전!!!



30분 경과.....




1시간 경과.....




1시간 30분 경과...




두시간 경과......




중간중간 풀어놓은 송어는 한 50여마리 쯤.

그러나 모인 인파는 대충 잡아도 5천명 이상.





아들, 그냥 로또를 사자.

예정보다 일찍 낚시장을 나와 남는 시간을 이용해 들린 곳은 백석폭포




아들, 왔어.

아들!!


아들.....





이숑키, 진부에30k나 꼬부랑길 내려왔단 말이다.... ㅠ,.ㅠ;




100미터도 넘는 그이름도 웅장한 백석폭포.... 아....




근데 물이 말랐다.

젠장.





왕복 2시간 헛걸음 치고 베이스캠프로 복귀.



한우의 고장 평창을 왔으면 갈비정도는 뜯어야 제맛.

코스트코에서 한팩 5만원 주고 산 호주산 냉동갈비.

아빠가 돈 더 벌게. 오늘은 여기에 만족하자꾸나.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 밥은 잘 넘어감.




아들, 맛이 어떠냐?




우왕국!!




이렇게 밤, 또 깊어간다.



크리스마스에 이어 2연속 스노우캠핑.





다음날...




아트인아일랜드, 즐거웠다. 안녕.




3일간 텐트 위를 지켜준 해송들에게도 인사하고 오전 출발....





6시가 넘었지만 아직도 영동 고속도로. 엉엉.




결국 밤 11시 다되어서야 집에 도착...

10시간 운전. ㅠ,.ㅠ;;; 다시는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겠다.


긴 2박3일간의 강원도 여행 끗.






안녕히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