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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싫은 글9

내 주 바득바득 우기고 지나간 신도 할머니 목이나 쉬지 않으신지 할머니의 히어로는 골고다 언덕에서부터 하염없이 굴러 떨어져 지하 28m 금호역 개찰구까지 고행이다 몇은 졸았고 몇은 심드렁했고 몇은 죽었다 다음칸에서 하모니카 불 성의조차 없는 '재 주를 가까이'하는 테입이 무성의하게 들려왔다 네 주로 먹고 살지 말지어다 네 주로 주장하지 말지어다 네주, 안그래도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2004. 5. 19.
사랑하기 사랑하기 그녀가 가고 수명이 다 된 고갈비집에 앉아 위로가 듣고 싶었다 잿밥 위 양초의 식성으로 카바이트 막걸리를 들이키고 학교 때 보다 두 배로 부푼 덩어리에게 사랑하는 게 맘만으로 안되더라 울고 있었다 덜컹이는 송판 탁자가 느물거리더니 뿌옇고 하얀 것이 왔다 - 갔다 "비융신, 좆도따 뭐하노!: 머릿속 같은 인사동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면서 택시를 불러 댔다 "씨발, 사랑 카는거 보다 응봉동 가는 게 더 어렵다" 덩어리는 나를 업고 나의 곤란함을 업고 계동 현대사옥을 지나 긴 구토자욱을 지리며 讀經하고 있었다 얻을 때까지 외치고 있었다 2004. 5. 18.
회기동 마을버스를 불살라 버려라 회기동 마을버스를 불살라 버려라 에이 싸발 그 새끼 확 죽여버려 말하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 뒤에 앉아 있다 여자아이는 옆 친구에게 연신 그 씹새끼를 씹어대고 있는데 갑자기 딸 낳는 게 두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무서워지기 싫어서 훈계 한마디 머금고 있는데 쭈뼛거리는 잇틈 사이로 나도 모르게 씨발 졸라 어린것들이 해버렸다 여자아이의 아버지가 내가 되었다. 2004. 4. 29.
바램 바램 경망스러운 바램이 졸다 애써 경건해 보이려는 하늘에다 대고 애써 주먹질 해본지도 오래다 대개의 매력은 얼마의 피학성에서 나오고 상처는 깊다 영화에서처럼 마냥 해피엔드는 아닌 것이다 그것을 안 순간부터 나의 일렁임은 잦기 시작했다 꾸준히 피학적일 것인가 어차피 상처를 보듬어 줄 누군가가 보이지도 않는데 나는 계속 피학적일 것인가 답은 보이지 않고 스포츠지 하단 박스 광고의 성형수술, 조루증 치료, 전립선 완치 그것도 지갑은 마땅찮타 투덜대고 그렇다면 여성체험, 은밀한 고백, 저 어떻해요?의 700번 시리즈 나는 상처뿐인 매력을 포기하고 대안에 골몰하다 우중충한 하늘에 힘껏 주먹질 했다. 경망스러운 바램은 그렇게 졸다 깼다 2004. 4. 28.
수구냉전 수구냉전 나는 혹 그 이름의 무덤이 죽지 않았을 거라고 그 죽음의 잔상이 무덤 때문이 아닐 거라고 곡을 해주었겠지 재처럼 너가 나풀린다 겨울이 끝인 줄 아는구나 행여 네가, 거름이나 더 줄 볕이나 더 쐴 요량으로 마당 돌 치울 선심이라면 가서 죽어라 그 죽음만한 욕심으로 내 뱃거죽 포만하다면 그냥 내 뱃거죽만이라도 2004. 4. 28.
택시드라이버 몇 주에 한번은 9시 뉴스에서 어린 창녀들을 만난다. 아내는 농담처럼 "쟤네는 Taxi driver 팬일꺼야"할 때마다 "농담하지마 저 중 하나가 나랑 잔 애야" 한다 쿵- 거실에 혼자남아 똥의 원형을 손으로 닦아내다 문득, 아내에게 소리친 다 "똥은 못 만지는 년이 설거지는 어떻게 하냐!" 2004. 4. 28.
문상 문상 상주가 되서도 그는 아버지 영정에 비끼고 서 있다 문상객 들일 때마다 동행인 바람, 좀 미뤄두고 나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예요라고 말도 못하고 병풍 뒤에서 뒷머리만 긁적이는 두 말 자리 술통이예요라고 할 요량이었다 [니네 아버지는 고스톱을 잘 쳤단다 니 애비는 아즉 갈 때가 아닌디] 계속 그 구절만 오토-리버스 되고 있다 상주는 연속 재생되는 긴 삼일을 거북해 하고 말 못하는 자 마누라와 딸년은 눈물을 수건에 담아 바삭바삭 부수고 있다 고모는 방귀가 마려운 듯 아이고 곡을 하며 바닥을 내 쳤지만 탁, 소리보다 방귀가 빨랐다 고개 숙인 딸년의 어깨가 갑자기 들썩였다 2004. 4. 28.
솔깃 솔깃 그래도 냉전 때에는, 혹은 독재 밑에는 용렬한 매카시의 수구보수의 열풍도 있었고 빨치산 골짜기 정의를 가늠하는 도륙도 있었고 군바리 독재자 인권탄압 시리즈며 레닌 동상의 저 처연한 放飼도 구경할 수 있었지 그 잘난 쌍팔 학번 선배의 배는 굵게 다듬어져도 그 매카시즘적 불확실한 열병이나 맑시즘적 치도곤의 봉기를 꿈 꾸고 있다 술이 몇순배 돌고 나는 문민시대의 잔재야 문민시대의 적은 支籬滅裂하는 허약한 대상이라고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지 찾지 못했다 伯父 제삿날 막내숙모의 폐경 소식을 보듬는 어머니를 훔쳐본 죄로 한동안 고생했던 그 표정관리를 해야했다 폐경 몇 년 뒤에나 나오는 그런 여유로움으로 그 쌍팔학번 선배를 보듬는 더 늙은 대기업 과장 선배의 배를 보면서 그도 정렬의 폐경을 겪고 난 그런 자포자.. 2004. 4. 28.
팔기 싫은 글은... 예전에 적어 놓았던 시들을 옮겨 놓은 곳이다. 주관적이고 개인사적인 내용이므로 퍼블릭 버튼은 누르되 씽크하지는 않는 곳이며 당부컨데 시적 자아와 작가의 혼동은 피해주시기 바란다. 200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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