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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뭐, 우리가 언제 내일을 기약하며 산 적이 있느냐고 외치며
제주도, 가기로 했다.
자료라고는 아빠의 동호회 댓글 프린트 1장, 쪽지 프린트 한장.
먹을 것만 해결되면 되는거다. 인생은.
아빠, 이거 타면 되는거야?
대가리 보니 737, 다행이다. 프로펠러기 아니다.
물어보니 제주항공의 프로펠러기는 퇴역중이란다.
입구에서 한방
아빠는 요즘 호수공원을 두바뀌씩 도신다는 데
바뀐게 없다.
호수공원을 돈 뒤에 입맛이 돈다며 라면을 두개씩 끓이시거나
닭을 시킨다.
기압차로 인해 귀가 멍할 때는 하품을 해야 된다.
제주도 도착.
어른들은 모른다.
제주도 공기는 초콜릿 맛이다.
공기맛을 알아야 진짜 남자.
처음 도착한 곳은 오설록뮤지엄.
엄마는 동공이 확대대면서 각종 차류를 막 지른다.
발효차, 쟈스민차, 뭔차, 뭔차 등등등...
밝고 씩씩하고 잘 접히지 않았던 아빠의 지갑이
툭, 꺽여 버렸다.
아빠의 분노 게이지는 이만큼이란다!!
하지만
난, 반항의 9살 차붕붕이다.
나는 내인생을 가련다.
천지연 폭포 앞에 개떼처럼 모인 잉어떼
엄마와 난 본격적인 잉어양식 사업에 돌입한다.
이자식들 먹음직 하구만.
내가 먹고 남은 것은 나눈다.
이게 바로 무소유의 삶이다.
잉어밥 줄 시간도 모자른데
자꾸 아빠는 사진 찍자고 한다.
천지연 폭포.
오리처럼 갖고 놀지도 못하는 폭포 따위.jpg
인생은 말이지
갔다가
오는 것.
다음에 온 곳은...
천지연 폭포 바로 옆동네인 정방폭포.
관에서 운영하는 시설, 관광지는 정가가 정해져 있다.
어른 2천원, 아이 천원
일단 폭포 사이즈를 좀 재보고...
폭포 따위는 한숨에 다 들이킬 기세.jpg
중문에 도착했다.
구름이 심상찮타.
"아빠, 바다는 왔으니 발은 한번 담가야겠지?"
"응"
"근데 되게 춥겠지?"
"무지하게 추울거야."
"들어가지 말까?"
"아들, 바다는 사실 고래 오줌이야. 완전 짜잖아."
"아, 그래. 아빠 들어가지 말자."
그깟 거대한 오줌물 따위.
다음 도착한 곳은
주상절리대
이곳도 돈을 받는다.
메탈블레이드(팽이)를 두고 온 9살의 고독
오른쪽도 역시 주상절리
나의 이번 여행 첫 작품.
제목 : 노부부
나의 두번째 작품.
제목 : 엄마의 궁디
세번째로 간 곳은 세곳 합쳐 2500/1500원을 받는 곳이었는데
가장 재밌고 무서운 곳이었다.
일단 용머리부터...
들어가는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겁 따위는 먹지 않는 9살 남자의 허세샷
내 꿈은 원빈보다 많은 여친을 만드는거라며 ㄱㅊ를 잡고 다짐하는...
이곳은 파도가 눈 앞에서 몰아닥치며
구조가 절벽모양으로 되어있어서
들어간 사람들 중 90%는 겁을 먹고 중간에 되돌아 나오는데
한 30여분 용기를 갖고 쭈욱 따라서 나가보면
함멜상선이 있는 곳으로 나가게 된다.
그동안 보는 경치는 제주도에서 가장 인상깊다.
다음번에는 엄마 말고 여친이랑 와야겠구나.
함멜상선에서 재미있는 것이라곤
빛의 속도로 키 돌리기 뿐.
상선 마지막층에가면 뜬금없이 붉은악마와 2002년 월드컵 전시관이 나옴.
이런 개뼉다귀 같은 뜬금없는 전시의 이유인즉
히딩크가 네덜란드 출신이기 때문이라는데....
9살인 내가봐도 웃을 일임.
이름을 까먹었는데...무슨 절....
우리 부처님, 여유증 치료좀 하셔야 겠다능. 사이즈가....
아빠는 굴속에 있는 절을 보자며 날 300미터나 데리고 올라가셨다.
결과는 저거.
보고 10초뒤에 내려옴.
덕분에 엄마는 탈진.
다들 지쳐서 제주시에서 먹기로한 삼대국수를 포기하고 서귀포로 돌아가던 중.
아빠가 차를 세웠다.
"저기다!!"
간판에 고기국수가 보인 것.
내려서 정식 2개 고기국수 1개를 시켰다.
오오~! 이게 고기국수
정식에 나오는 돼지 두루치기!!
거기에 옥돔구이에 게장까지!!!
놀라지 마시라!!
개돼지처럼 먹고도 우리가 저녁에 낸 가격은 단돈 14500원.
아빠는 점심 때 진주식당에서 오분작 뚝배기, 갈치조림에 공기밥 세개 시켜서 먹고
58000원이 나왔던 음식보다
여기가 훨씬 푸짐하고 맛있었다고 했다.
- 1부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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