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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먹은 글

나는 어떻게 딴지로 스카웃 되었을까?

by 그럴껄 200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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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딴지와 인연을 맺은건 정말 우연이었다. 우연찮게 보낸 메일 한통이 날 이 빠져나올 수 없는 구뤵탱이로 몰고 간 것이다.

원문은 http://www.ddanzi.com/ddanziilbo/movie/av/mo1033av_901.htm

[민원] 빠굴무비 제목 패러디 작품사의 또다른 걸작

2001.3.18.월요일
딴지 영진공 성영상 진흥위
수습 연구원
본 성영상 진흥위가 빠굴무비 진흥을 위해 발표한 논문 <빠굴무비 제목에 나타난 패러디의 시대적 고찰>을 접한 한 소장학자가 새로운 학술적 견해를 제시해 왔다.

이 견해는 본 성영상 진흥위가 주목하지 못한 작품에 대한 발견/고증과 함께 텍스트에 대한 기호학과 원형비평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패러디학계에 새로운 연구 방법론을 도입한 의미있는 주장이라고 판단되는 바다.

이에 그 전문을 공개한다

성영상 진흥위원장님의 논문을 보고 많은 공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님의 논문에서 당연히 나와야할 명작 한편이 누락되어 있어 이렇게 조슬 듭니다.

제 조슬 들게 만든 작품은 다름이 아니라 2000년 패러디계에서 가장 획기적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는 <인정상 사정할 수 없다 (이하 인사다)>가 빠진 점입니다.

본 작품이야말로 <가시나無>와 자웅을 겨뤄 절대 물러섬이 없을 작품이라고 사료됩니다.

제목에서 나타나는 persona (주1)의 갈등국면은 본 패러디 대상의 원문에는 없었던 새로운 창조적 해석이며 이것이야말로 패러디의 정수를 보여주는 부분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원제목의 분석적 인식을 기초로 단어의 배열을 분배 새로운 의미를 창조한 점에서 이는 패러디의 기호적 상징(signal symbol) (주2) 도입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인정상 사정할 수 없는 persona의 감정의 대립은 본 작품상의 내용과 적절한 인과적 플롯 (주3)을 이루어내는 성과를 보이고야 맙니다.

서구원형의 상상력이 성서와 기하학으로 대표되고 우리 원형의 상상력이 해학과 한의 정서에 기반한다고 볼 때 본 작품에 드러난 패러디야말로 구조적 원형 (주4)을 빌어 표현하는 우리 전통의 모습이랄 수 있을 것입니다.

진흥위의 패러디에 대한 고찰이 앞으로도 깊은 정진속에 발전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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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작품 <인정상 사정할 수 없다>는 그 실제 출시 여부가 상당히 아리송때리는 바, 본 성영상 진흥위 논문에서 그 자료로 인용함에 주저한 작품이었다. 본 진흥위의 그러한 아리송을 캐치해낸 점을 일단 칭찬한다.

위 주장이 패러디학계에 미치는 의미는 크게 두가지이다. 주류 학자들의 연구가 미진했던 작품에 대한 발견과 의미의 조명이라는 점이 그 하나이며, 새로운 방법론적 학풍인 기호학과 원형비평을 패러디 연구에 도입했다는 점이 또다른 의미이다.

특히 우리 민족의 구조적 원형을 고찰해내어 패러디 작품과 접목시켰다는 점은 주로 외국의 이론에 국내 작품사를 무분별하게 끼어맞춰 무리한 주장을 해오던 국내 학자들의 사대적 학풍에 경종을 울리는 날카로운 주장이라 하겠다.

이 새로운 주장에 힘입어 국내 학자들의 활발한 의견 교환과 연구 성과가 따르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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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본 성영상 진흥위는 엄선된 연구원에 한해 최고의 연구 환경을 제공할 예정인 바, 본 진흥위와 함께 빠굴무비 진흥과 연구를 위한 정책/학술적 연구에 동참하고 싶은 의욕적인 연구원들은 본 위원장 앞으로 자신의 연구 결과물과 함께 활동 계획서를 보내오기 바란다.

소장 빠굴학자 겸
딴지 성영상 진흥위
공인 연구원 차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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