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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싫은 글

사랑하기

by 그럴껄 2004.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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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그녀가 가고
수명이 다 된 고갈비집에 앉아
위로가 듣고 싶었다
잿밥 위 양초의 식성으로
카바이트 막걸리를 들이키고
학교 때 보다 두 배로 부푼 덩어리에게
사랑하는 게 맘만으로 안되더라
울고 있었다
덜컹이는 송판 탁자가 느물거리더니
뿌옇고 하얀 것이
왔다 - 갔다
"비융신, 좆도따 뭐하노!:
머릿속 같은
인사동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면서
택시를 불러 댔다
"씨발, 사랑 카는거 보다 응봉동 가는 게 더 어렵다"
덩어리는 나를 업고
나의 곤란함을 업고
계동 현대사옥을 지나
긴 구토자욱을 지리며
讀經하고 있었다
얻을 때까지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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