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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딴생각

반항의 계절

by 그럴껄 2009.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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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우리 애 똥냄새가 심해지기 시작했어"

"여보, 유전이야"

"옛날에는 향긋했는데..."

"당신이 변태였다가 사람이 되는 거겠지"

"죽을래?"

"여보, 그거 알아? 인생은 슬픈거야."

"..."

"똥냄새로 슬퍼하기에는 울 일이 많아."

"..."

"이제 우리는 연애도 할 수 없는 중년이잖아."

아내는 문을 닫고 유치원 동창 엄마들이랑 술을 마신다며 밖을 나섰다.

10시

아이는 자고 있고 나는 와우에 접속했다.

"형수님이 이시간에 게임 하는 것 봐줘요?"
"인생은 슬픈 거니까..."

25인 낙스를 돌고 게임을 종료할 즈음

백세주 4잔을 마신 마누라가 돌아왔다.

"여보, 그래도 우리, 연애할 때는 알콩달콩 했는데 말이야."

"아직, 우리에겐 독한 똥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아들이 있잖아."
"..."
"저 놈이 여자를 알기 전까지는 우리한테 행복을 줄거야. 인생 뭐 있겠어? 저놈 여자 사귀고 당신이 여유를 갖을 나이가 되면 같이 취미 생활을 즐기자"

"정말! 와, 뭐?"

"와우, 드넓은 아제로스 벌판에...."

한경희 스팀청소기 알루미늄 봉을 든 마누라의 팔뚝을 보며 마루로 쫒겨났다.

나는 낡은 이불을 덮으며 "슬픈 인생"에 대해 다시 고민한다.

밖은 아직 봄인데 날은 덮다.

이제, 문을 조금 열고 자도 춥지 않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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