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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딴생각

노무현대통령님.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어머니가 "내 마지막 재산이라곤 이 집 하난데, 집값 떨어지면 나 네신세 져야잖니. 그래서 이명박 찍을란다." 그말에 난 차마 어머니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저역시 비루한 월급쟁이에 불과했으니까요. 제 식솔 챙기기만도 힘들었습니다.

촛불을 들고 탄핵을 반대하고, 용산의 참사에 울분을 터뜨리고 촛불을 들었지만 엄마를 막지는 못했어요.

제 명의의 집한채가 그렇게 무서운 거였습니다. 네, 이런일이 생길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들에게는 그 죄책감을 못버리고 항상 이야기 했습니다.
"네가 살 동안에 다시 오지 못할 대통령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그가 FTA를 비준하는 것, 파병하는 것,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그가 보여준 담대함과 신뢰는 믿어야 하는 거라고..."

당신은 최소한 그랬습니다.

약자에게 고개를 숙일줄 아는 최초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마음으로 서민을 위하는 최초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수십년을 정치판에서 살아남으셨는데 검찰을 권력에서 놓으면 어떻게 될지 왜 몰랐겠습니까?
대연정하면 얼마나 욕먹을지 왜 모르셨겠습니까?
얼마나 저도 욕을 했는데요.

그래도 당신을 미워할 수 없었던 건, 당신이 마음으로부터 우리를 생각한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당신을 만나러 광화문으로 갑니다.

저, 두꺼운 장갑차 걷어 버리고 시청 마당에서 크게 한 번 울겠습니다.

잠시후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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