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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딴생각

혹시 모를 미리 유언장.

발단은....

레브(달롱넷 후기)녀석이 보내준 허머 접이식 자전거였다.

옵션 맞추는 데 120만원 들었고 두번 타본 자전거를 80만원에 판다고 했을 때

아이(16인치(?)허피)와 와이프(중국발 빈폴그림 같은 뻘건색 자전거)에게 사준 자전거 두 대가 생각났다.

"그래, 우리도 이제 자전거 가족이 되는거다"

와이프에게 넌지시 자전거 사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와이프 왈

"니가 알아서 사라. 네 월급에 대출비 빼면 먹고 살기 벅차다"

"응"

나에겐 원대한 꿈이 있었다.

하나대투증권 계좌.
개잡주에 몰빵해 둔 놈이 5%만 더 뛰면 그깟 돈 80만원은 돈도 아니었다.

지난 36년간 그래왔듯이 하나님은 내 편이 아니었다.

주식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소신있게 해야 한다는 격언을 다시한번 뼈에 새기게끔
날마다 파란색으로 도배를 했고
두달을 침만 삼키고 구경해야 했다.





어느 토요일, 집에 들어오는 오후
아내는 조금 상기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너 자전거 사고 싶어했지"
"응"
"베란다 봐라!"
"우왓!"

듀얼 서스펜션에 허옇고 뻘겋고 까만색이 들어있는 자전거!!

"우와! 마누라 돈이 어디서 난거야? 응?"
"너 줄라고 건국우유 시켰다"



아....



건국우유,..



자세히 자전거를 살펴본다.

지난번 호수공원에서 본 알통 자전거 프레임 같은데 에어워크 상표?
히밤, 에어워크는 보드 상표잖아!!!!

애저녁에 날아간 꿈이지만
내 허머의 꿈은 그렇게 말뚝이 박혀 버렸다.



건국우유발 에어워크 자전거, 중국발 빨간색 빈폴형 자전거,
그나마 아들은 제대로 된 브랜드 허피를 끌고 주말이면

호수공원을 누볐다.



배는 들어가지 않았다.



1994년도 갤러리아 생활관 앞에서 프로스펙스 하절기 수영복 모델 대타로도 뛰었던 내 몸은
딱 100kg에서 2KG이 모자라게 변했고



우리회사 2제작팀 연출 기집애는
"팀장님 정형돈 같아요"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강선마을에서 홍대 사무실까지는 25KM 남짓.


지난주부터 자료수집 후 어제는 1박2일을 마저 보지도 않고 잠들어 버렸다.



후~ 눈 뜬 시간은 새벽 3시.
다시 자출사와 삶은 계란자전거 동호회에서 눈팅을 통해 지리를 외우고
1997년 여름,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보름간 자전거로 일주한 기억으로 자신감을 무장한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지금 출발하기 앞서.

여기에 기록을 남긴다.



"살아만 돌아오게 해주세요."

내가 혹시 출근중 심장마비로 죽으면 다 알겠지만

이건 죄다 이명박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