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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흑과 백 성헌이는 도시락을 싸오지 않았다. 두툼한 안경을 썼지만 없어보이지는 않았다. 넌지시 물어봤다. “너, 어디사냐?” “시범아파트” 시범아파트라면 못사는 놈은 아닐텐데 이새끼는 밥을 싸오지 않는다.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밥하나만 더 싸줘” “왜” “결식아동이 하나 있어” “여의도 중학교에 결식아동이 어딨냐?” “몰라, 하나 싸줘.” 점심시간에 말했다. “야, 라면 내꺼까지 사와라. 내가 밥줄게” “왜?” “라면 먹고 싶어서 그래, 이새끼야.” 어느 토요일, 성헌이가 말한다. “엄마가 너 오란다.” “응?” “우리집에서 밥먹자” ‘아, 이새끼. 계모인가보다.’ 의외로 어머니의 모습은 인자했다. 성헌이 방에는 각종 OST LP가 벽에 걸려 있었다. 근사한 토요일 점심과 저녁을 얻어먹었다. 왜 이새끼가 도시.. 더보기
찌질이들아. 은, 동메달 땄다고 우는 선수들한데 쪽팔리다고 하지 마라. 우리나라에서의 2등, 3등 졸라 서럽거든요. 먹고 사는 문제이니까요. 양키 쉐키들은 동메달에도 금메달처럼 기뻐하고 한다는데 사실 그거 반쯤은 가정교육, 사회교육의 산실이에요. 걔들은 메달따고 우는 게 쿨하지 않다고, 촌스럽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아닌 경우가 있는데 메달 자체가 귀한 나라라던지, 뜻밖의 메달권에 든 선수가 그렇죠. 사실, 올림픽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경찰 중에 총 잘 쏘는 놈이 올림픽 사격 나가고 귀족들 중에 말 좀 타는 놈이 올림픽 승마 나가고 소방관 중에 제법 불좀 끄는 놈이 올림픽 장애물 나가고 그랬거든요. 에, 80년대까지라는 단서가 붙지만... 아마추어 정신이란게 그런거잖아요. 올림픽 종목 중에 사실 그걸로만 먹고 살 수 있는 종목이 몇 개 안되거든요. 그런 역사적 기반 초기부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