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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 그러니까 나는, 스물 넷의 복학생이었다. 바람은 불고, 비가 내렸다. 아무도 없는 공강의실에 앉아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후배가 헐레벌떡 뛰어 올라왔다. 80%가 남자인 법대에서 볼 수 없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그해 여름, 우리는 여행을 떠났다. 에버랜드의 가을도 즐거웠다. 나는 부추전을 잘했고, 그녀는 부추전을 잘 먹었다. 별 이유도 없이 누구들처럼 늘, 헤어짐은 있다. 그녀는 결혼한다며 전화를 했다. 군수 아들이라며 걱정없이 살거란다. 잘, 살아라. 나도 결혼을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더 할 것 없이 아내와는 행복하고 아이와는 즐겁다. 머릿속에 스물네살, 비오던 공강의실은 유독 지워지지 않는다. 노래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더보기
반항의 계절 "여보" "우리 애 똥냄새가 심해지기 시작했어" "여보, 유전이야" "옛날에는 향긋했는데..." "당신이 변태였다가 사람이 되는 거겠지" "죽을래?" "여보, 그거 알아? 인생은 슬픈거야." "..." "똥냄새로 슬퍼하기에는 울 일이 많아." "..." "이제 우리는 연애도 할 수 없는 중년이잖아." 아내는 문을 닫고 유치원 동창 엄마들이랑 술을 마신다며 밖을 나섰다. 10시 아이는 자고 있고 나는 와우에 접속했다. "형수님이 이시간에 게임 하는 것 봐줘요?" "인생은 슬픈 거니까..." 25인 낙스를 돌고 게임을 종료할 즈음 백세주 4잔을 마신 마누라가 돌아왔다. "여보, 그래도 우리, 연애할 때는 알콩달콩 했는데 말이야." "아직, 우리에겐 독한 똥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아들이 있잖아." "..."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