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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딴생각173

반성 에셔 형아. 낮도깨비 같은 형아야. 풀네임은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션가? 암튼 우리가 쉽게 발음할 수 없는 기이한 이름의 형아지. 오늘은 이 형이랑 좀 놀아보고 싶다. 이 형, 그림이 볼수록 헷갈리거든, 뭐랄까? 25도 쌩진로에 물을 타서 19.8도로 만든 느낌이랄까? 우리는 풀리지 않는 숙제를 하나씩 안고 살아. 횽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지. 정치적으로 올바른 삶. 혹은 중도적인 삶. 넘치거나 모자르거나 하지 않고 적당히 맞춰가는 삶. 2차원에서는 표현가능해도 입체적으로는 디자인되지 않는 삶. 세상의 모든 처세술이 나에게 딱 안 와닿는 이유도 이런 걸거야. “말로는 가능한데 삶에서 가능하지 않다.” 그런게 가능한 사람은 지구에 딱 세명 봤어. 예수 부처 알라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든 다 얽혀있어. 왜 .. 2009. 11. 28.
적당한 위선 아빠, 엄마가 좋아하는 일 10가지 쓰기. 아들이 A4지를 한장 가져옵니다. "아빠, 아빠가 좋아하는 것 10가지 쓰래." "그래?" "응, 아빠가 좋아하는 거 써줘." "함 보까?: 1. 엄마. 2. 아들. 3. 일. 4............ 갈등이 왔다. 도저히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와우, 담배, 술, 여자..... 쓴다. 4. 와우 5. 담배 6. 술 7. (차마 여자는 쓸 수 없어) 사교, 라고 쓴다. 8. 인터넷 9. 블로깅 10. 에라 모르겠다. 조립식. 쓰고나서 아내가 쓴 종이를 슬쩍 본다. 1. 아빠와 함께 요리하기 2. 수겸이와 함께가는 봄소풍 3. 가족과 같이하는 저녁식사. .............. 시발.... "야, 아들, A4지 하나 더 갖고와." "왜?" "응, 아빠가 잘못 생.. 2009. 11. 28.
호접지몽 "그러니까, 권력을 유지하는 보조 수단으로 예술이 철학을 먹는거지." "그래서 내가 권력의 하수인쯤 된다는 거?" 그녀의 어깨에 매달린 오보에가 살짝 쳐졌다. "18세기 인간의 해방을 노래하던 종교가 식민지 지배도구로 전락하는 건 알지? 아, 전락이 아니지. 원래 그런거지. 예술도 마찬가지라니까. 기호와 상징으로 덮여있는 예술은 배타적인 사회의 암묵적인 입장권 같은거라니까." "클래식도 서민들이 좋아했다니까, 오빠. 아마데우스 안봤어?" "그건 사업화가 진행되면서 그렇게 바뀌어간 거고..." "그래서? 그럼 나, 이거 때려치우면 되는거야?" "아니, 우린 권력의 단물을 영원히 빨아먹게끔 교육받아왔어. 자, 소주 일잔 단물 빨듯이." "가뜩이나 졸업하면 어떻게 되나 고민하고 있는데..." "학원 강사가 되.. 2009. 11. 28.
연애2 1. 사회생물학적인 인간관에서 논거에 대한 증명은 언제나 통계를 바탕으로 한다. 2. 이기적인 유전자의 딜레마는 희생, 모성, 양보 같은 수혜에 관한 것이다. 유전자의 기본 입장은 자신의 DNA를 보다 많이 널리 퍼뜨리는 것일진데 자신의 유전정보를 훼손하는 이타심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 사회생물학에서의 고민이었다. 3. 상호수혜주의 이타적인 행동양식이 곧 유리한 생물학적 환경을 만든다는 논리. 정치범 수용소에 두 남자가 갇혔다. 경찰은 이들을 각기 심문하면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네가 만일 불고, 같이 갇혀있는 동료가 불지 않으면 넌 바로 석방이다. 하지만 동료가 불고 네가 불지 않으면 넌 15년형을 살아야 할거다. 만일 같이 분다면 정상을 참작해서 10년형으로 감형해 주겠다." 정치범이 .. 2009. 8. 26.
흑과 백 성헌이는 도시락을 싸오지 않았다. 두툼한 안경을 썼지만 없어보이지는 않았다. 넌지시 물어봤다. “너, 어디사냐?” “시범아파트” 시범아파트라면 못사는 놈은 아닐텐데 이새끼는 밥을 싸오지 않는다.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밥하나만 더 싸줘” “왜” “결식아동이 하나 있어” “여의도 중학교에 결식아동이 어딨냐?” “몰라, 하나 싸줘.” 점심시간에 말했다. “야, 라면 내꺼까지 사와라. 내가 밥줄게” “왜?” “라면 먹고 싶어서 그래, 이새끼야.” 어느 토요일, 성헌이가 말한다. “엄마가 너 오란다.” “응?” “우리집에서 밥먹자” ‘아, 이새끼. 계모인가보다.’ 의외로 어머니의 모습은 인자했다. 성헌이 방에는 각종 OST LP가 벽에 걸려 있었다. 근사한 토요일 점심과 저녁을 얻어먹었다. 왜 이새끼가 도시.. 2009. 8. 24.
슬픔이 마를 일 없는 2009년. 김수환 추기경님, 외조모, 노무현 대통령님, 마이클잭슨, 김대중 대통령님, 한 때 내가 사랑하고 따르고 믿었던 분들이 올해 다 가셨다. 끝나는 삼재라고 하기엔 눈물 마를 일 없는 한해. 2009. 8. 21.
소주는 스타카토 잘봐, 골프, 탁구, 소주는 말이야, 스냅이 생명이야. 골프에서 후킹을 잘하는 사람은 100야드를 더 멀리 쳐, 현정화가 금메달을 딴건 서비스할 때의 안정적인 스냅 덕분이었어. 소주? 소주야말로 스냅이 중요해. 그녀의 손목을 잡고 소주잔을 쥐어줬다. 소주는 부드럽게 손목의 힘을 빼고 스타카토로 마시는거야. 딱딱, 끊어서... 자, 보자. 하나 둘, 스냅을 사용해서 목에 털고 딸깍, 딸깍 스타카토로... 그녀의 목구멍으로 다섯잔째 소주를 부어 넣는다. 아욱겨, 소주를 이렇게 마시는 법이 도대체 어디 있다고 그래요? 너, 선비가 왜 생겼는지 알아? 갑자기 왜요? 조선시대 때 말이야, 양반은 벼슬을 해야 양반이기도 하지만 아버지 할아버지가 양반이어도 양반이었지. 근데 벼슬을 못하는 양반, 거기에 돈도 없는 양.. 2009. 8. 5.
당신이 잠든 사이에 "효주?" "네" 누워있는 내게 그녀가 살포시 다가왔다. 귓말을 재잘거렸다. "하지마, 간지러워." "싫어하지 않는걸?" "그래도 하지마, 나 마누라 있어." "훗." 그녀의 머리에서 과일향이 났다. 시발, 내 머리 냄새는 맡지 말길. 니조랄 쓴게 걸릴까 심장이 콩닥거렸다. 그녀가 내쪽으로 허리를 굽히자 하얀 폴로티 사이로 배꼽이 보였다. '좋은 산부인과 다녔구나.' 배꼽이 앙증맞게 1자로 빠져있다. 그리고 원만하게 잡혀있는 복근. 아, 아... 자꾸... 귀를 귀를... 그녀는 내 귀에 자꾸 바람을 넣다가... "찍!" 하고 이빨 사이로 침을 뱉었다. 다 큰 아름다운 처녀와는 어울리지 않는 버릇이었다. 과일향의 머리를 내 얼굴에 간지르며 다가오다가도 "찍~!" 내 무릎에 앉아 이야기 하다가도 "찍~!".. 2009. 8. 3.
연애 가방 안에 보인 책은 ‘연애 컨설팅’이었다. “이 병신아. 니가 안되는 이유를 알려줄까? 쓰레기를 달고 다녀서 그래.” 책을 빼앗아 닭갈비 뱉고 있던 통에 넣었다. “형, 다 못읽었어.” 다 못 읽은게 다행이다. “이 벼멸구만도 못한놈아. 여자 꼬시고 싶으면 이런거 말고 네 인생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어. 하다못해 훈요십조만 외워도 여자는 넘어온다니까.” “형, 그런 게 어딨어.” “허, 못 믿네, 여보, 내가 당신 뭘로 꼬셨어.” 듣고 있던 아내가 대답한다. “훈요십조!” 부창부수. 환상의 복식조. “인생은 뭐라고 생각하냐?” “뜬금없잖아.” “정답” “뭔 소리야?” “여보, 인생이 뭐지?” “뜬금없는 거” 브라보. 사람을 바보로 만들 때 필요한 건 딱 하나, 동조해주는 사람. “사람이 사람한테 왜 끌.. 2009.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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