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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먹은 글

[베스트워스트]흑수선 검열보고

by 그럴껄 200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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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아마 2001년? 2000년? 11월 넷째주 기사로 올라간 것으로 기억한다. 이 때의 악몽을 시작으로 딴지와 인벌브된 시사회는 거의 모든게 똥물을 피할 수 없었다. 으....공짜란 결국....

어쨌든 원문은 http://www.ddanzi.com/ddanziilbo/movie/best/mo1114_worstjr01_901.htm

<흑수선 >

경과
[11월 넷째주] 워스트 주니어 짤퉁 데뷔

등급

국어책 난독자 혹은 발음교정이 필요한 자 및 초딩생 절대 관람가
80년대에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자 관람가
화면빨지상주의자 관람가
그외 어지간하면 관람 자제 요망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 영화, <퉤마록>, <비싼무>, <니애라매?>, <광시곡> 등의 초쒯급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충실하고 잇고 있음이다. 다만 창호 오빠의 세심한 화면빨과 구도만이 그나마 이 오빠가 이명세 감독의 사부였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근데,

딱 거기서 끝이다.

관객들로 하여금 시대착오의 도가니탕에서 헤매게 할 첫 번째 요소인 대사처리부터 보자. 미연 언니의 대사는 거의 그옛날 장미희에게 바치는 오마주에 가깝다. 원래의 이미연 톤에서 두음 정도 올라간 중년 목소리 연기... 그나마 이미연 정도 되니까 그정도 밖에 안 웃겼던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으나, 짤탱이 없이 실패한 연기로 봄이 마땅하다. 원래 광대의 몸짓으로 사람을 울리는 것이 연기 아닌가? 당 영화에서의 대사처리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미희언니의 일주일 완성 국어책읽기' 내지 '국어책, 일주일만 읽으면 미연언니만큼 한다' 되겠다.

성기 오빠는 또 어떤가? 배우 인프라가 아무리 좁다고 해도 성기 오빠는 성기 오빠 나름의 연기폭이란 게 있는 것. 내일모레면 환갑잔칫상 차려줘야 하는 오빠에게 20대 연기는 아무래도 곤란함이다. 정준호 오빠는 어땠냐구? 준호 오빠야 원래 눈빛만으로 모든 연기가 끝나는 오빠니까 봐주자. 80먹은 노인이 100m를 12초에 끊건 말건 말이다.

그러나 조로코롬 문제점 투성이 연기의 근원은 결국 대본이다. 천하의 성기 오빠도 "소년은 소녀를 사랑했지...", "네가 없다면 나도 없다. 살아서 돌아가께" 등의 80년대 초반 필을 닭살 안돋게 읊을 수는 없는 일이다. 미연 언니도 쉽지 않았으리라. "오빠, 약속해줘. 나랑 함께 있을 거라고" .....글로 쓰기에도 힘듬이다.

앞으로는 제발 각본만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길 바란다. 잘나가는 배우 이렇게 망치기도 힘든 것 아니냐?

대사와 연기 말고도, '씨바 절라 감동스럽지?'라고 강요하는 최경식의 오바삘 그득한 배경음악이나, 애틋하면서도 헌신적인 러부질과 추리극으로 전개되는 구성땜에 '과거와 역사'에 대한 감독의 목소리가 거의 악세사리 수준으로 밀려나 버린 거 역시 안타까운 부분 되겠다. 뭐, 추리극의 구성이라고는 했다만, 마지막에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 또한 하나도 충격적이지 않음이다.

하여간, 예전에 창호 오빠의 <꼬방동네 사람들>로 시작해서 <적도의 꽃>, <그해 겨울은 따듯했네>, <고래사냥1-2>, <꿈>, <황진이> 까지 내려왔던 필모그라피가 우리 영화계의 지울 수 없는 계보를 그려 왔다는 사실은 인정한다만, 당 영화처럼 쒯성분 다량함유 작품이 감독 이름만 딱 업고서 부산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참 받아들이기 찝찝함이다.

우쨌든 이런 전차로, 가슴은 쫌 아푸지만 당 영화를 워스트 주니어에 봉한다. 잔뜩 오바된 <여명의 눈동자> 요약 버전을 보고 싶지 않다면 관람을 자제하시라덜.

- 베스트/워스트 선정 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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