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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먹은 글

[별걸다우원회] 반딱이는 아이디어란 바로 이런 것

by 그럴껄 200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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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http://www.ddanzi.com/ddanziilbo/movie/see/see_18.asp

[별걸다우원회] 반딱이는 아이디어란 바로 이런 것
- <썸시리즈>

2002.4.13.토요일
딴지 영진공 별걸다 디벼보기 위원회


본 공사, 숨어있는 고수를 찾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거 니들도 잘 알 거다. 특히 본 공사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보망은 그 인자의 구성을 알카에다에서 연수받을 정도로 최첨단을 달린다는 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본 공사... 어딜 가나 은근슬쩍 자랑질에도 고수급이다.

암튼 오늘 그 방대한 정보망을 돌려 다음 기사를 만드니, '씨바 기사 만들 거 없어서 억지로 만드네... 이런 기사 하나도 안 반갑네'하는 반동불수적 개김은 그냥 씹을란다.

만일 불만 있는 독자라면 불만 내용을 상세히 적어 저 독투폐인 계의 거성 강남귀공자에게나 바이러스 하나 심어 날려주길 바란다. 강남귀공자는 오늘 팬레터 많이 받아 좋겠다.

오늘 이 기사는 먼저 <썸시리즈>의 내용과 소개 이전에 우리나라 영화계에 나타나고 있는 나태한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기 위함임을 밝힌다. 본우원... 밝힌다...

졸라 각설 접고, 내용으로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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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무림 계에는 내공절륜의 코미디 삼대사파가 있으니 다음과 같다.

ZAZ 사단 :
<에어플레인>, <총알탄 사나이>로 헐리웃에 패러디 영화란 장르를 개척한 (짐 에이브럼즈, 데이비드 주커, 제리 주커 형제) 엽기 8갑자 공력의 집단이다. 물론 요즘은 엽기 밧데리의 방전상태로 보인다만은...

트로마 도장 :
<톡식어벤저> 시리즈를 필두로 B급 스플래쉬 무비의 새로운 장을 연 초허접 아트무비의 선구자.

전영공작소 :
캐릭터 코미디의 절정을 이룬 무한내공의 멜로악숑무비 제작팀.


이들 셋의 무림비급은 각자 독창적인(그러나 결코 자본적이지 않은) 엽기 내공으로 그 나름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바 이들을 따르는 추종세력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어느 날 ZAZ 사단의 패러디 비급과 트로마 도장의 B급 마인드, 그리고 전영 공작소의 초절정 캐릭터 비급을 에불바뤼 믹싱하여 만들어진 문파가 있으니 오늘 소개할 스티브 오데커크翁 되겠다. 그럼 스티브 오데커크가 누구냐?

얘가 바로 스티브 오데커크


제작/감독/배우/각본을 섭렵한 자로 대개의 잡기에 능한 자가 그렇듯 아주 뾰족한 히트작은 없는 자 되겠다.

이너넷을 떠돌며 항간에 많은 인기를 누렸고, 비 공식적인 그의 최고 히트작이라 추정되는 <젖소 매트릭스>


<낫씽투루즈(Nothing to lose)>, <너티 프로세서2>, <에이스 벤츄라2> 등 범작 코메디 등을 양산하다가 손꾸락을 이용한 영화를 생각해 내게 되는데 그게 바로 <썸(Thumb)시리즈>다.

그 쪽 바닥 관계자들의 설레발이에 따르면 하도 오데커크가 히트하는 영화가 없다보니 먹을 게 없어 손꾸락만 빨다가 그 한심함에 보다못한 엄니가 뒤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뒤통수를 '턱'하고 갈기자 '탁'하고 생각해 냈다는 믿거나 말거나 일화가 전해진다. 아님 말구 시리즈 되겠다.

우짰든 그리하야 개런티도 없구, 스케줄도 지조뙈로인 손꾸락 배우라는 독창적인 아이템으로 무장한 스티브 오데커크. 그는 엄지손가락이 주연인 영화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하였던 바, 탄지신공(손꾸락으로 구슬을 날려 상대를 제압하는 절대무공)에 버금갈만한 손가락 무공의 비급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오데커크가 갖은 화장술 및 코디네이숑을 통해 만든 손꾸락 시리즈는 <스타워즈>를 오마쥬한 <썸워즈>, <타이타닉>을 패러디한 <썸타닉>, <블레어윗치>를 희화한 <블레어썸>, <프랑켄슈타인>와 <배트맨>의 코믹 손꾸락 버전 <프랑켄썸>, <배트썸> 등등이 있지만 오늘 특별히 집중적으로 갈궈 줄 대상은 모 디비디사에서 삼위일체, 삼단합체, 삼류인생의 삼위개념에 입각해 제작한 <썸워즈>, <썸타닉>, <블레어썸> 합본을 관람 후 작성한 내용이다.

본 공사의 독자 제위덜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썸타닉>의 주연 손꾸락 배우들

[2]
영화의 모든 배우, 건물, 상징이 손꾸락으로 이루어진 당 영화는 손꾸락 표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알려주는 시도이자 열 손가락 깨물어서 좃도 안 아픈 데가 없음을 증명하는 영화 되겠다.

그래서 당 영화의 특징은 한마디로 손꾸락 배우들의 캐릭터가 분명한 연기(씨바... 손꾸락 캐릭터가 어찌 독창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와 원작을 노골적으로 비꼬는 열에 여섯은 웃기는 패러디, 그리고 인형 리얼리즘의 극치를 달리는 C·G 및 특수효과가 맞물려 독특한 상업적 입지를 다진 점에 있다.

요컨대 ZAZ, 트로마, 전영공작소가 갖고 있던 트랜드의 장점만을 모아 맹근 작품이란 소리다.

그러나 짬짜면의 고뇌가 짜장도 짬뽕도 아닌 불분명한 정체성에 있는 것처럼, 부대찌개라면이 부대찌개와 라면의 정체성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본 <썸시리즈>에도 종합선물세트 식의 약점이 나타나는 점은 심히 안타깝다 하겠다.

우선 손꾸락 연기자들의 캐릭터가 너무 독특한 나머지, 배역마다의 성격이 불분명하고 손꾸락 자체의 관절이 떨렁 모가지 한군데에 국한되다보니 본격적인 빠굴씬에는 몽타주 기법이나 효과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또한 손꾸락이 연기한다는 점만 빼면 그간의 패러디 영화와 변별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구성의 한계도 있다. 게다가 잉글리에 익숙하지 못한 관람객이라면 주위의 인간들이 재밌다고 웃고 있을 때 억지춘향 웃음을 남발해야되는 닝기리 맞은 경우도 있을 터. 이러한 사태를 우려하는 독자라면 혼자 감상을 권유하는 바이다.

하지만, 비유띠, 버뜨, 그러나,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본 영화가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간중간 보이는 재기 발랄한 원작의 비틀기와 모든 손꾸락의 의인화, 세트화를 통한 단일 이미지로의 전체화다.

그리고 이 전체화는 전제군주화적인(지극히 딴지 총수에게로 모든 것이 귀결되는 딴지적 발상이기도 하다) 발상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각적 재미를 선사하는 당 영화의 가장 중요한 단초다.

씨바..... 본 우원 늘 그렇듯 아는 거 많아 배부르다.

가령 제다이의 검이 엄지손톱에서 뿜어져 나오는 설정, 다스베이더의 기지가 엄지손톱의 첫마디인 것 등은 손꾸락 하나로 형용할 수 있는 '손꾸락 리미트' 즉, 상상력의 한계점까지 다다르고 있다. 또한 손꾸락 얼굴들의 섬세한 표정연기는 김휘선, 이나용 등 국어책 낭송경쟁자들은 발톱의 때만큼도 못 따라 올만큼 예술적이다.

김휘선을 능가하는 이 표정연기를 보라!


특히 손꾸락 면적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만 손꾸락 얼굴에서 코가 제외된 점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가적 자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당 무비의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키는 구실을 톡톡히 한다. 더불어 시나리오의 재기 발랄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썸워즈>의 꽃 롤빵공주(왜 롤빵공주인지는 직접 보시라)와 R2D2의 딴지스러운 묘사, <썸타닉>에서 나타나는 구명보트 탐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아기를 팔고 성전환수술을 해주는 발상, 그리고 <블레어썸>의 마지막 장면들은 스티브 오데커크의 개그 작가적 역량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들이라 하겠다.

그러나 본지가 <출발 비됴 유랑>, <접촉 무비월드>풍의 다 까발려주기 만행을 저지를 수는 없는 법. 어떠한 반전과 재미가 있는지는 니들이 알아서 관람하여야 의문이 풀릴 터.


[3]
하지만 <썸시리즈>를 주목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 영화시장에 진입한답시고 헐리웃의 거대자본 영화만을 따라가려는 우리나라의 지좃뙈로 "한국형 블록버스터"류가 세계화된 영화를 만드는 유일한 길이 아니란 말이다.

바로 이런 시류가 판을 치고 있는 마당에 당 영화는 아이디어만 갖고 세계 공통의 코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몸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손꾸락 무비 돈 들어봐야 얼마나 들었겠냐? 우리나라 A급 배우 출연료만 갖고도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다.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손꾸락을 이용한 영화, 발꾸락을 이용한 영화, 좃을 세워 만든 영화를 생각했더라면 우리나라 좃, 발꾸락, 손꾸락 시리즈를 추앙하는 팬들이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이 생겼겠냐?

아~ 씨바, 생각하니 졸라 아깝다(본지 그런 면에서 우리 조스로 만드는 좃시리즈를 만드는 건 어떻겠냐고 울나라 영화인들에게 건의하는 바이다. 물론 아이디어료는 안 받는다).

아이디어 하나로 날로 먹는다는 건 바로 이런 거다. 아무리 전 세계에 몇 대밖에 없다는 CG컴퓨터 도미노를 가져다 놓더라도 <용괘리> 퀄리티가 <쥬라기공원>에 못 쫓아가는 것은 울 나라 영화계 작업 방식과 사회기반의 한계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헐리웃의 블록바스타나 홍콩의 액숑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추태에서 벗어나 우리는 우리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 <썸시리즈>는 그런 면에서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 나갈 힌트를 던져주는 영화란 말이다.

울나라....허경영 총재님이 말씀하신 대로 원적외선 100% 받는 나라다. 그런 나라에 <썸시리즈> 같은 발칙한 아이디어의 영화하나 나올 날은 언제일까?

딴진공 지조뙈로 정치문화영화
전문우원 그럴껄
(titop@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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