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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딴생각

존나 후달리더라(마이크 앞에 서 본 느낌)

by 그럴껄 200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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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처럼 오가던 말이 실제가 됐다.

26일 월요일 딴지방송국에서 난생처음 마이크 앞에 내가 서게 된 것이다. 아, 처음은 아니다. 예전 회사에 다닐 때 "버즈앤 포피"라는 3D 애니메이션에다가 조감독과 같이 녹음실 유모 대리를 꼬셔서 장난삼아 지조때로 더빙을 해본 적이 있으니 녹음부스 안에 서는 게 영 낯선 일은 아니다.

우째뜬, 주객전도, 이말이 딱이다. 부스 밖 유리창 너머로 큐 싸인이나 날리던 내가 당하는 입장에 서니 '조온나' 어색할 수 밖에...

녹음이란게 상당한 기술이 있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말은 눈을 따라가느라 자꾸 빨라지고 씹히고 두서가 없어진다. 그러니 말의 야마는 없고 소음만 될 뿐이다. 말글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나이는 먹어가고 이것저것 시도하는 일은 많아지고 책임은 피박에 고박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판만 돌면 굳은자 고돌이 먹는건데 앞놈이 흑싸리에 난초 치고 받으면 초단 나는 심정과 같다.

나는 여기서 고를 불러야 하나? 아니면 스톱하고 요만큼만 먹을까? 세상 어딜 밟아 똥물 아닌데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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