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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싫은 글

솔깃

by 그럴껄 200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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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깃

그래도 냉전 때에는, 혹은 독재 밑에는
용렬한 매카시의 수구보수의 열풍도 있었고
빨치산 골짜기
정의를 가늠하는 도륙도 있었고
군바리 독재자
인권탄압 시리즈며
레닌 동상의 저 처연한 放飼도 구경할 수 있었지

그 잘난 쌍팔 학번 선배의 배는
굵게 다듬어져도
그 매카시즘적 불확실한 열병이나
맑시즘적 치도곤의 봉기를 꿈
꾸고 있다

술이 몇순배 돌고
나는 문민시대의 잔재야
문민시대의 적은 支籬滅裂하는 허약한 대상이라고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지
찾지 못했다
伯父 제삿날
막내숙모의 폐경 소식을 보듬는 어머니를 훔쳐본 죄로
한동안 고생했던
그 표정관리를 해야했다

폐경 몇 년 뒤에나 나오는 그런 여유로움으로
그 쌍팔학번 선배를 보듬는
더 늙은 대기업 과장 선배의 배를 보면서
그도 정렬의 폐경을 겪고 난
그런 자포자기인지
식어버리기로 작정한
뜬금없는 열정에 대한
졸렬한 자괴감인지 분간할 길이 없었다

대기업 과장 선배는
우리를 단란주점으로 데려갔다
좀 전의 그 사회정의를
매카시즘보다 깊은 열정으로
읇어대던
쌍팔학번은
98학번도 안되보이는 어린 보도의 치마 속을
역시 매카시즘적으로 유린했다

그녀의 덤불은 순식간에
맑은 이념만 있는 순진무구한 공산주의자가 되어
매카시의 몽둥이를
받아야 했고
대기업 과장은
괜히 졸렬한 삶에 대한 궁핍함을
어린 보도에게 분풀이 했으며
나는
공자 술을 먹고도
거북해야 했다

내 주머니에 있는
6000원으로 할증이 붙은
택시를 탈 수 있는지 고민 하는
그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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